본문 바로가기
생애주기별 단계/금융

“은행 이자장사”… 대출금리는 올리면서 예금금리는 내린다?!

by 지혜로운 민사랑 2025. 6. 9.
반응형

최근 뉴스나 커뮤니티를 보면 "은행 이자장사 장난 아니다"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실제로 대출을 받고 있는 서민들의 부담은 커지는데, 정작 예금을 통해 돈을 맡긴 고객에게는 제대로 된 이자를 주지 않는 현실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대출금리는 계속 오르고, 예금금리는 오히려 낮아지는 현상의 배경과 그 구조를 살펴보자.


 

은행의 기본 수익 구조: 예대마진

은행은 기본적으로 예금으로 고객에게서 자금을 모으고, 그 돈을 대출이라는 형태로 다른 고객에게 빌려주면서 **금리 차이(예대마진)**로 수익을 얻는다. 예를 들어, 고객에게 연 2%의 이자를 주고 돈을 예치받은 후, 다른 고객에게 연 5%의 이자로 대출을 해주면 은행은 3%의 수익을 얻는 구조다.

이런 방식은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은행 운영 방식이지만, 최근 이 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시중은행의 경우 예금금리는 2%대에 불과한 반면, 대출금리는 6~7%까지 올라간 상황이다.


“은행 이자장사”… 대출금리는 올리면서 예금금리는 내린다?!

왜 대출금리는 오르고 예금금리는 낮아질까?

1. 기준금리 인상과 은행의 대응

2022년부터 이어진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금융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이 금융시장의 유동성을 조절하기 위해 설정하는 금리로, 이것이 오르면 시중은행도 대출금리를 올리게 된다. 하지만 예금금리는 그만큼 빠르게 오르지 않았다.

은행은 대출금리를 기준금리와 연동해 빠르게 반영하면서 수익을 극대화하고, 예금금리는 되도록 늦게, 적게 반영해 이익을 더 많이 남기려는 유인을 갖는다. 이는 결국 예대마진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2. 풍부한 유동성과 경쟁 부족

2023년 이후로 국내 금융 시장에는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많아졌다. 즉, 은행들은 예금을 굳이 높이 쳐주지 않아도 돈을 맡기려는 고객이 많았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굳이 예금금리를 높게 줄 필요가 없다.

또한 주요 시중은행이 대부분 비슷한 행보를 보이면서 실질적인 경쟁이 부족해졌다. 고객 입장에서는 어차피 어디를 가도 비슷한 금리라면 이사를 하기도 번거롭고, 그냥 기존 거래 은행을 이용하게 된다. 이런 점들이 예금금리 인상에 소극적으로 작용하게 만든다.


통계로 보는 예대금리차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주요 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2.5%p를 넘어섰다. 일부 은행의 경우 3%p에 가까운 차이를 기록하기도 했다.

과거에 비해 예금금리는 정체되어 있는 반면,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빠르게 상승하면서,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꾸준히 상승했다. 2024년 시중은행들의 NIM은 2%에 근접했고, 수익성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소비자 불만은 왜 커지는가?

1. 체감 부담의 증가

서민과 자영업자 등은 변동금리 대출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매달 내는 이자 부담이 크게 늘었다. 특히 2023년 이후 주택담보대출 이자만 연 200~300만 원 이상 증가한 사례도 많다.

반면, 예금이나 적금으로 자산을 불리는 사람들은 여전히 낮은 금리를 받아야 했다. 실질적인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마이너스 금리에 가까운 수익률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2. ‘이자장사’라는 인식

이처럼 양쪽 금리에 차별적으로 대응하는 은행의 태도에 대해 국민들은 ‘은행이 서민의 고통을 이용해 돈을 번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특히 2024년 들어 일부 은행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런 반감은 더욱 커졌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대응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은행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정부와 금융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2024년 하반기에는 은행의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가 강화되었고, 일정 이상 수익을 거두는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이익공유제 등의 도입도 논의되었다.

또한, 일부 국책은행과 지방은행은 서민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예금금리를 소폭 인상하며 민심 달래기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형 시중은행의 전반적인 정책 변화는 미미한 상황이다.


앞으로의 전망과 소비자 대응 방안

앞으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대출금리는 점차 안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예금금리도 같이 낮아질 수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고민이 깊다.

소비자들은 다음과 같은 전략으로 대응할 수 있다:

  • 복수 금융기관 비교: 시중은행 외에도 인터넷은행, 저축은행 등 다양한 금융기관의 예금상품을 비교해 높은 금리를 찾아야 한다.
  • 특판 상품 활용: 은행들이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특판 상품을 활용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얻을 수 있다.
  • 대출 리파이낸싱 검토: 대출을 받고 있다면 금리가 낮은 다른 금융기관으로 갈아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 정책금융 상품 활용: 정부나 공공기관이 지원하는 대출 및 예금 상품은 일반 시장보다 더 유리한 조건을 제공할 수 있다.

 

결론: 공정한 금융 생태계가 필요하다

은행은 공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갖춘 기관이다. 국민의 돈을 맡아 운용하는 기관으로서, 단순히 수익만을 추구하기보다는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예금자와 대출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금리 정책과, 소비자를 위한 투명한 정보 공개, 그리고 정부의 실질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은행 이자장사 장난 아니네"라는 말이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우리 금융 생태계의 구조적인 문제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반응형